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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떠난 인류: 우주 건축의 도래 중력과 대기를 벗어난 새로운 개척지 수천 년 동안 건축은 지구의 중력을 이겨내고 비바람을 막아내는 투쟁의 역사였다. 하지만 21세기에 접어들며 건축은 대기권이라는 안전한 요람을 벗어나, 인류 역사상 가장 가혹하고 미지의 영역인 '우주(Space)'로 그 무대를 확장하고 있다. 1960년대 아폴로 계획이 달에 깃발을 꽂고 며칠간 머물다 돌아오는 일회성 탐사에 그쳤다면, 현재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추진 중인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그램과 상업 우주 기업들의 화성 이주 프로젝트는 우주 공간에 인류가 장기적으로 체류할 수 있는 영구적인 거주지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구상에서 콘크리트와 철골로 수백 미터의 마천루를 짓던 건축가들은 이제 중력이 지구의 6분의 1(달) 혹은 3분의 1(화성.. 2026. 10. 30.
꿈을 현실로 만든 생태도시 쿠리치바 폭발하는 인구와 도시 문제에 직면하다질문하신 '쿠바리치'의 정확한 명칭은 브라질 파라나주(Paraná)의 주도인 '쿠리치바(Curitiba)'다. 오늘날 세계 건축가들과 도시계획가들이 입을 모아 '지구상에서 가장 완벽한 생태도시', '꿈의 도시'라 칭송하는 곳이지만, 이 도시의 출발이 처음부터 아름다웠던 것은 결코 아니다. 1970년대 브라질의 급격한 산업화와 맞물려 쿠리치바 역시 심각한 도시 병폐를 앓고 있었다. 농촌의 빈민들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밀려들면서 40만 명이었던 인구는 단기간에 100만 명을 훌쩍 넘어섰고, 도심은 극심한 교통 체증과 매연으로 질식할 지경이었다. 외곽에는 쓰레기차가 들어가지 못하는 거대한 판자촌(파벨라)이 형성되어 전염병의 온상이 되고 있었다. 당시 브라질 중앙정부는 빚을.. 2026. 10. 30.
자연으로 스며드는 곡선: 세지마 가즈요 자신을 지워내고 자연을 품다 현대 건축의 흐름 속에서 대다수의 스타 건축가들은 건물의 형태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려 애쓴다. 하늘을 찌르는 마천루나 육중한 노출 콘크리트, 혹은 화려한 티타늄 곡선으로 도시의 풍경을 압도하는 랜드마크를 짓는 것이 이들의 일반적인 목표다. 그러나 이러한 기념비적이고 자기주장 강한 건축의 대척점에는, 건물의 존재감을 한없이 투명하게 지워버리고 주변 자연과 사람들의 움직임만을 오롯이 남기려 하는 고요한 철학이 자리하고 있다. 일본의 세계적인 건축가 세지마 가즈요(Kazuyo Sejima)와 니시자와 류에(Ryue Nishizawa)가 결성한 건축가 그룹 '사나(SANAA)'가 그 주인공이다. 2010년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이들은, 얇은 유리와 가느다란 .. 2026. 10. 29.
친환경 유토피아를 짓다: 비야케 잉겔스 실용적 유토피아주의의 탄생 현대 건축계는 오랫동안 두 가지의 극단적인 진영으로 분열되어 있었다. 한쪽에는 자본의 논리와 경제적 효율성만을 맹신하며 도시를 무미건조한 회색 콘크리트 상자로 채우는 지루하고 '실용적인' 건축가들이 있었다. 반대편에는 중력을 무시하고 기하학적인 도발을 일삼으며 현실에서는 도저히 지어질 수 없는 난해한 도면만을 그려내는 '전위적인(Avant-garde)' 건축가들이 존재했다. 이 팽팽한 이분법의 경계를 유쾌하게 무너뜨리며 21세기 건축계의 가장 뜨거운 록스타로 떠오른 인물이 바로 덴마크 출신의 건축가 비야케 잉겔스(Bjarke Ingels)다. 렘 콜하스(Rem Koolhaas)의 문하에서 수학한 뒤 2005년 자신의 이름을 딴 건축 사무소 'BIG(Bjarke Ingels Gr.. 2026. 10. 29.
빛과 침묵을 짓다: 루이스 칸의 건축 근대 건축의 한계를 넘어선 철학자 20세기 중반, 세계 건축계는 철골과 유리로 대변되는 국제주의 양식(International Style)이 완전히 장악하고 있었다. 르 코르뷔지에와 미스 반 데어 로에가 확립한 근대 건축은 인간의 이성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건물의 장식을 없애고 효율성과 투명성을 극대화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사방이 유리로 덮인 매끈한 상자형 빌딩들은 전 세계 어디를 가나 똑같은 풍경을 복제해 냈고, 건축물이 지녀야 할 장소성과 인간 영혼을 울리는 깊이감은 점차 상실되어 갔다. 이처럼 근대 건축이 기계적인 차가움과 가벼움에 매몰되어 가던 시기, 고대 로마의 폐허와 이집트의 피라미드에서나 느낄 수 있었던 장엄한 무게감과 종교적인 숭고함을 현대 건축에 다시 불어넣은 구원자가 등장했다. 바.. 2026. 10. 28.
직선을 깬 곡선: 자하 하디드의 건축 직선과 직각의 독재를 향한 반항 수천 년의 건축 역사는 중력과의 치열한 싸움이었다. 무거운 돌과 철근콘크리트를 무너지지 않게 높이 쌓아 올리기 위해 인류는 X, Y, Z축으로 이루어진 데카르트의 직교 좌표계에 철저히 의존해 왔다. 수직의 기둥과 수평의 보, 그리고 90도로 꺾이는 직각의 모서리는 건축물이 지구상에 굳건히 서 있기 위한 가장 경제적이고 절대적인 물리적 법칙이었다. 그러나 이 견고한 직선의 독재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인물이 등장했다. 이라크 출신의 영국 건축가이자, 여성 최초로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Pritzker Architecture Prize)을 수상한 자하 하디드(Zaha Hadid)다. 영국의 급진적인 건축 학교 AA스쿨(Architectural Association.. 2026.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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